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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로의 러시아를 괴롭히는 세 가지

2014-06-01 출처: 코리아골닷컴

 

전반적으로 순조로운 준비 과정이지만, 분명 균열 가능성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이 풀어야 할 과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중순 대표팀을 소집한 후 슬로바키아와 노르웨이를 상대로 치른 평가전에서 1승 1무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특히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카펠로 감독의 러시아는 화려함은 없어도 전력이 많이 안정된 상태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불안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팀의 척추 역할을 맡아야 할 주장 로만 시로코프가 부상 탓에 팀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의 공격 패턴은 여전히 단조롭다. 그리고 카펠로 감독의 선수 기용에 몇몇 선수가 불만을 나타내며 팀 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생각보다 훨씬 큰 시로코프의 공백

일단 주장 시로코프의 공백은 러시아의 전술적인 부작용은 물론 필드 밖에서도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르웨이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올레그 샤토프는 경기 후 "당연히 시로코프가 그리웠다. 그가 없을 때 경기를 하는 건 항상 어렵다"며 아쉬워했다. 팀 전술의 중심은 물론 힘이 넘치는 움직임, 그리고 공간 침투 능력이 탁월한 시로코프는 러시아의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다.

카펠로 감독도 지난달 소속팀 제니트에서 활약하다가 아킬레스건을 다친 시로코프의 공백기가 길어지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지난 슬로바키아전에서는 발재간과 창의성을 보유한 알란 자고예프를 시로코프의 자리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했으나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 훈련에서는 왼쪽 측면 자원인 베테랑 유리 지르코프가 중앙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실전에 나서는 건 여전히 무리였다.

이 때문에 카펠로 감독은 노르웨이 원정에서는 평소의 4-3-3이 아닌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시로코프를 대체하기보다는 아예 그의 자리를 없애고 공격수 한 명을 추가해 시로코프의 공백과 공격력 부재라는 약점을 한 번에 극복해보려는 카펠로 감독의 의지가 드러난 전술 변화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중원에서의 수적 열세 탓에 고전하며 후반에는 4-3-3 포메이션으로 돌아갔다.

# 여전히 무딘 공격

러시아는 수비부터 공격까지 선수들의 기본기가 탄탄해 패스 연결 자체는 꽤 매끄러운 편이다. 그러나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대표팀에서 제외된 후 이어진 문제는 공격에서의 창의성 부족이다. 최근 두 경기에서 러시아의 득점 장면도 효과적인 공격 전개로 만들어낸 골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노르웨이전에서는 그동안 주전 경쟁을 펼치거나 측면과 최전방으로 역할이 나뉜 알렉산데르 코코린, 알렉산데르 케르자코프가 투톱을 형성했으나 소득은 미미했다.

카펠로 감독은 공격진에 파괴력을 더하기 위해 자고예프는 물론 샤토프, 알렉산데르 사메도프, 알렉세이 이오노프 등을 투입하며 활로를 찾으려고 했으나 이렇다 할 효과는 아직 없는 상태다. 더욱이 샤토프는 지난 시즌 소속팀 제니트에서 득점 기회를 만드는 키패스 횟수가 경기당 0.5회에 그쳤을 정도로 직접 골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떨어지는 선수다. 사메도프 또한 크로스 위주의 전형적인 측면 공격을 펼치는 선수이며 이오노프는 경험 부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러시아 리그에서 자국 선수 중 가장 많은 17골을 넣은 아르템 쥬바, 한때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였던 베테랑 파벨 포그레브냑이 지난달 초 발표된 예비명단에 승선한 점도 공격진에 대한 카펠로 감독의 고민이 깊어진 사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그러나 보수적인 전술가로 유명한 카펠로 감독은 본선을 한 달도 채 앞두지 않고 새로운 선수를 불러들이는 게 무리라고 판단했다. 결국, 쥬바와 포그레브냑은 대표팀 소집 전 25명으로 줄여진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 몇몇 선수들의 노골적인 불만

카펠로 감독은 그 어떤 감독보다 질서 유지를 중시한다. 그는 팀 내부 문제를 두고 선수가 공개적으로 왈가왈부하는 데 큰 거부감을 보여왔으며 외부에서 팀 운영에 관여하는 건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는 잉글랜드 사령탑을 맡던 2012년 존 테리 주장 선임 문제를 두고 축구협회 측과 갈등을 겪다가 해결책이 보이지 않자 감독직을 그만둘 정도로 자신만의 소신이 뚜렷하다. 그가 최근 러시아에서는 월드컵 기간 선수들의 SNS 사용과 가족의 숙소 방문 금지령을 내렸다.

이에 몇몇 선수들은 카펠로 감독의 팀 운영 방식과 팀 전술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여 마찰을 빚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공격수 케르자코프. 그는 지난 슬로바키아전에서 74분 교체 투입된 후 82분 결승골을 넣으며 답답한 경기를 펼치던 러시아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그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카펠로 감독을 비꼬는 말투로 "전반에는 경기가 너무 느렸다"며 간접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이 아닌 코코린이 선발로 나선 데에 반대의 뜻을 표명한 셈이다.

승리를 놓친 노르웨이전이 끝나고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 안드레이 예센코가 자신을 후반에 교체한 카펠로 감독에 시무룩해했다. 그는 경기 후 자신의 활약을 평가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카펠로 감독에게 물어보라"는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카펠로 감독이 왜 자신을 교체했는지 설명해줬느냐는 이어진 질문에도 "카펠로 감독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신경질적으로 답했다. 공격수 코코린 또한 경기 후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뛰는 게 더 편하다"며 케르자코프와의 공생보다는 경쟁을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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