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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더위' 속 에어컨 전원 내린 이유는

2014-06-02 출처: 일간스포츠

1일 미국 마이애미 세인트 토머스대 잔디구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전지훈련 도중 중앙수비수 황석호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의 시선은 H조 첫 경기(6월18일) 상대 러시아에 고정돼 있다. 1차전에서 승점 3점을 얻으면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1일 미국 마이애미 세인트 토마스대 잔디구장에서 실시한 대표팀 첫 훈련에서도 홍 감독은 "러시아를 상대로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독의 전의를 읽은 선수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러시아전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지 기후 적응‘은 작지만 의미 있는 첫 걸음이다.

홍 감독이 대표팀 전지훈련 장소로 마이애미를 선택한 건 러시아전 장소인 쿠이아바와 기후 조건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열대 몬순기후 지역인 마이애미의 6월 날씨는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돈다. 습도도 70%를 넘어 밤낮으로 후텁지근하다. 열대 사바나 기후 지역인 쿠이아바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두 지역의 위도가 엇비슷해 한국과의 시차 또한 -13시간으로 동일하다. 러시아전이 열릴 쿠이아바의 환경을 미리 경험하면 러시아와의 1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홍 감독의 판단이다.

선수들 또한 적극적으로 무더위 적응에 나서고 있다. 다수의 선수들이 숙소에 설치된 에어컨부터 껐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오듯 쏟아지지만, ‘땀과 친해지자‘는 생각으로 과감히 ‘전원 오프‘ 버튼을 눌렀다. 에어컨의 유혹을 떨치기 위해 아예 숙소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지내는 선수들도 많다.

식당 등 공공장소에 모일 때는 일부러 긴팔 옷을 입는다. 다른 투숙객을 감안해 호텔 측에서 에어컨을 켤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식사 전·후에 일부러 숙소 인근을 산보하며 땀을 흘리는 것 또한 같은 이유다. 1일 훈련 직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골키퍼 정성룡(29·수원)은 "에어컨을 끄는 건 작은 노력이지만, 모두의 의지가 하나로 모이면 상상 이상의 큰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 "모두가 주전경쟁 욕심보다는 팀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 자발적으로 무더위와 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은 과학적으로도 효과가 입증됐다. 지난해까지 축구대표팀 주치의로 활약한 나영무 강서솔병원장은 "한국팀 조별리그 일정의 가장 큰 주의사항은 도시별로 기온 차가 크다는 점이다. 쿠이아바를 시작으로 포르투 알레그리(2차전)와 상파울루(3차전)를 거치는 동안 여름과 겨울, 다시 여름으로 이어지는 극심한 기후 변화를 겪는다"면서 "컨디션 유지를 위해서는 더워도 함부로 벗지 말아야 하고, 춥더라도 쉽게 껴 입어서는 안 된다. 덥다고 에어컨을 켜는 순간 몸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훈련장에서는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대표팀은 1일 두 차례의 훈련에서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평소 과묵한 홍 감독이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훈련 내내 적극적으로 주문사항을 쏟아냈다. "볼이 나가는 방향을 읽고 한 발 빨리 움직이라"거나 "제 2동작과 3동작까지 생각하면서 패스하라"는 외침이 조용한 그라운드에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대표팀은 필드 플레이어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공격 전개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수비 간격이 좁고 대인방어에 강한 러시아를 염두에 둔 듯 보였다.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29·아스널)과 김신욱(26·울산)이 번갈아가며 공격의 꼭짓점 역할을 맡고, 전체 선수단이 두 조로 나뉘어 패스를 통해 볼을 상대 위험지역까지 연결하는 훈련을 반복했다.

이와 관련해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25·마인츠)은 "그간 대표팀 멤버들이 힘을 합쳐 완성한 경기 운영의 템포와 리듬이 있다"면서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 못지 않게 우리만의 감(感)을 하루 빨리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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