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잉글랜드에 대한 평가절하일까. 아니면 러시아를 향한 칭찬일까. 브라질의 전설 호나우두가 러시아와 잉글랜드는 비슷한 수준의 팀이라고 평가했다.

호나우두가 러시아와 잉글랜드를 같은 선상에 둔 이유는 그가 이 두 팀을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우승 후보로 꼽은 브라질, 독일, 스페인, 그리고 아르헨티나보다는 한 단계 아래인 ‘다크호스‘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월드컵 최다 득점자(15골) 호나우두는 러시아 일간지 ‘스포르트 익스프레스‘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팀은 러시아와 잉글랜드"라고 말했다. 그는 "두 팀 모두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다.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호나우두는 "우승후보는 브라질, 독일, 아르헨티나, 그리고 스페인"이라며, "우승할 팀은 우리를 놀라게 할 팀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목한 네 팀 중 우승 팀이 나올 것이다. 다만 좋은 성적을 거둘 팀으로는 우루과이와 이탈리아를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잉글랜드의 현상황을 비교한 호나우두의 논리에 설득력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두 팀은 당장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보다는 젊은 선수를 주축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는 점이 비슷한다. 또한, 두 팀은 EURO 2016과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내다보면서도,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기대 이상의 돌풍을 일으켜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러시아 축구협회는 일찌감치 파비오 카펠로 감독과 자국이 직접 개최하는 2018 월드컵까지 재계약하며 장기적인 대표팀 관리에 나섰다. 카펠로 감독이 부임 후 팀의 주축이던 베테랑 안드레이 아르샤빈을 제외하고 팀을 리빌딩한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가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소집한 팀에 레알 마드리드 2군 팀 소속의 23세 신예 데니스 체리셰프를 불러 경험을 쌓게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잉글랜드의 상황도 비슷하다.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이달 중순 막을 내린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 리버풀 선수로 위주로 팀 재건에 나선다. 그는 다니엘 스터리지, 라힘 스털링, 조던 헨더슨으로 이어지는 ‘리버풀의 영건 삼인방‘에 스티븐 제라드, 잭 윌셔 등을 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