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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브의 옹고집, 독일은 졸전에 졸전

2014-07-01 출처: OSEN



지난 2006년부터 독일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요하힘 뢰브 감독은 전술의 귀재로 불린다. 투박했던 독일 축구를 세련되게 변신시켰다. 그 변화의 절반 이상은 뢰브 감독의 공이라는 말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토너먼트에서는 임기응변이 부족하고 전술과 선수 운영에 있어 자신만의 고집이 세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런 뢰브의 고집이 독일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독일은 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와의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로 이겼다. 90분에서 승패를 가리지 못한 독일은 연장 2분 터진 쉬얼레의 절묘한 슈팅, 그리고 연장 후반 14분 외질의 추가골로 앞서 갔으나 종료 직전 자부에게 추격골을 허용한 등 시종일관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월드컵 16회 연속 8강 진출은 이뤄냈지만 기분과 체력 모두 찜찜한 경기였다.

당초 독일 쪽으로 무게가 크게 기우는 한 판이었다. 알제리가 H조에서 어렵게 살아남으며 저력을 과시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누가 봐도 독일의 우위였다. 경기 전 독일의 분위기도 그랬다. “방심은 없다”라고 했지만 속내에서는 안도감이 묻어나왔다. 제롬 보아텡은 “독일의 8강 진출을 확신한다”라고 앞서 갔다. 필립 람은 “90분 안에 끝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뢰브 감독은 상대적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경기장 사정에 대해 “우리에게 나쁠 것은 없다고 본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하지만 경기장에 들어서자 독일은 졸전에 졸전을 거듭했다. 알제리의 전술에 전반 45분은 완전히 꼬였다. 알제리는 자기 진영에서 촘촘하게 진을 쳤다. 독일의 짧은 패스를 허용하되, 문전에서는 결정적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반대로 독일 포백의 느린 발을 십분 이용하는 역습 전술로 여러 차례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22초가 넘는 평균 볼 소유시간으로 32개 국 중 1위에 오른 독일이었지만 이런 알제리의 전술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뢰브의 전술적 완패였다. 뢰브는 4-2-3-1 시스템을 버리고 4-3-3 시스템으로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다. 로이스의 부상도 하나의 이유지만 기본적으로 뢰브가 바르셀로나식 4-3-3 시스템의 ‘추종자’라는 것이 가장 주된 원인이다. 측면 수비 자원이 없어 센터백 두 명을 풀백으로 세우는 궁한 상황에서도 세계 최정상급 풀백 자원이자 좌우를 가리지 않는 람을 중앙 미드필더로 쓰겠다고 공언했다. 클로제를 빼고 괴체-뮐러-외질로 이어지는 사실상 제로톱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치명적인 약점 두 개를 가지고 있다. 독일에는 후방에서 전방까지 볼을 들고 전진할 수 있는 이니에스타와 같은 선수가 없고, 문전에서 상대를 파괴할 수 있는 ‘치트키’ 메시가 없다. 때문에 상대 밀집수비에는 고전할 수밖에 없다. 패스 성공률이 아무리 높아도 40m 거리에서 골을 만들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독일의 이런 약점을 간파한 가나와 미국이 잘 싸웠다는 것은 상징적이다. 독일은 오히려 전형적 원톱인 클로제의 투입 이후 공격이 잘 풀렸다.

여기에 좌우 측면 수비수는 풀백이 아닌 센터백들인 회베데스와 무스타피다. 이들이 기회 때는 순간적으로 수를 늘려줘야 하지만 선수 특성상 공격에서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 시스템은 최전방의 뮐러가 고립되는 양상을 낳았다. 홀로 박스 안에 남겨진 뮐러는 항상 3~4명의 수비수와 싸워야 했다. 게다가 발이 느린 수비진은 빠른 역습에 고전했다. 이런 양상을 예상하고 노이어 골키퍼의 전방 클리어링을 지시했지만 그마저도 불안해 보였다. 실수가 없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어찌됐건 성적이 나쁘지 않았던 뢰브는 다시 이 전술을 들고 나왔고 완벽한 실패를 맛봤다. 이미 바르셀로나의 전술은 전 세계적으로 파쇄법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그리고 그 선봉에 있었던 팀은 다름 아닌 자국 소속의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였다. 약점과 그를 공략하는 방법까지 다 나온 상황에서 ‘느슨한’ 바르셀로나식 4-3-3 전술은 또 하나의 전술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에게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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