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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임·경질 오락가락 뜨거운 감자 홍명보

2014-07-03 출처: 중앙일보

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을 경질할 것인가, 유임시킬 것인가. 대한축구협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정무(59) 축구협회 부회장 겸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단장이 홍 감독의 유임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론의 동향이 심상치 않음을 인식한 축구협회가 방향을 바꿨다. 정몽규(52·현대산업개발 회장) 축구협회장이 직접 나서 브라질 월드컵 부진에 대해 사과하기로 했다. 차기 감독에 대해서는 2일 밤까지도 결정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지난 달 27일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자진사퇴를 결심했다.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하지만 축구협회가 강하게 만류했다. 이 과정에서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나섰다. 2일 홍 감독을 만나 대표팀을 계속 맡아줄 것을 권유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홍 감독과 만난 정 회장은 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한 협회 차원의 다각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협회 관계자는 “오전에 시작한 회동이 점심식사를 거쳐 오후까지 이어졌다”면서 “브라질 월드컵 준비 과정의 문제점에서부터 향후 대표팀 운영 방안까지 폭넓은 논의가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은 없었지만, 홍 감독이 계속 지휘봉을 잡고 대표팀을 이끌어 줄 것을 정 회장이 당부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축구협회가 월드컵 본선 실패에도 불구하고 홍 감독에게 계속 미련을 둔 것은 사령탑을 교체하는 것보다 홍 감독을 유임시키는 게 여러 모로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6월 홍 감독을 선임하며 “감독의 임기를 보장해 장기적인 플랜을 세울 여건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협회 내부에서도 ‘상황논리에 휘둘려 1년 만에 홍 감독을 하차시켜선 안 된다’는 정서가 강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론이 워낙 악화된 상황에서 홍 감독 카드를 계속 고집할 경우 일어날 후폭풍을 고려해 결정을 미루고 있다.

축구협회 입장에서는 홍 감독이 물러날 경우 새 사령탑이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현실적 고민도 있다.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 본선에서 1960년 이후 54년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과거에는 월드컵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월드컵 1년 전 대륙별 챔피언이 출전하는 대회) 출전권이 주어진 이후 아시안컵의 비중이 높아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월드컵과 달리 아시안컵은 우승에 도전하는 대회다. 6개월 동안 새 감독이 완성도 높은 팀을 만들기 어렵다면, 차라리 홍 감독에게 시행착오를 수정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홍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브라질 월드컵 성적이 부진할 경우 미련 없이 물러나겠다”고 했다. 스스로 정한 약속을 어긴 홍 감독에게 이전만큼의 지도력과 카리스마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홍 감독의 사퇴를 주장한 한 축구인은 “홍명보팀은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선수단 컨디션 관리 실패에서부터 전술의 획일성, 의리 발탁 논란, 위기 관리 능력 부재 등 일일이 언급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라면서 “약점과 한계가 명백히 드러낸 홍 감독이 반 년 동안 환골탈태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유임이 결정된다면 홍 감독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솔직히 인정하고, 향후 대표팀 운영 플랜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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