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2' 아르헨, 괜한 전술 실험 독됐다
2014-06-16 출처: 코리아골닷컴
아르헨티나가 보스니아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괜한 5-3-2 전술 실험에 나서다 고전 끝에 2-1 진땀승을 거두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다. 남미 지역 최다 득점(35골)의 아르헨과 유럽 지역 G조 최다 득점(30골)의 보스니아가 붙는 경기였다. 자연스럽게 창과 창의 화끈한 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 경기는 전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먼저 그 동안 줄곧 4-3-3 포메이션을 통해 공격 삼각편대(메시-아게로-이과인)을 형성했던 알레한드로 사베야 감독은 보스니아전을 앞두고 수비적인 5-3-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네덜란드가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재미를 봤던 바로 그 포메이션이었다. 당연히 아르헨은 수비 쪽에 숫자가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반해 보스니아는 아르헨 공격진의 한 방을 지나치게 경계해 제한적인 숫자로만 공격에 나섰다.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보스니아가 더 많은 공격 기회를 잡으면서도 밀집된 아르헨 수비를 적은 숫자의 보스니아 선수들이 무리해서 공격하는 형태로 전개됐다.
게다가 경기 초반 월드컵 처녀 출전국 보스니아는 공교롭게도 팀내에서 가장 어린 선수인 세야드 콜라시나치가 경기 시작 3분 만에 간접 프리킥 장면에서 자책골을 넣는 실수를 저지르며 끌려다닐 수 밖에 없었다. 월드컵 경험 부족이 두고두고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전반 내내 아르헨의 경기력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공격 전개라고는 볼 수 없었다. 메시는 무리해서 단독 드리블 돌파를 감행하다 상대 선수들에게 끊기기 일쑤였다. 이제는 기동성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베테랑 미드필더 막시 로드리게스는 경기 내내 선수들과 겉도는 모습을 보였고, 수비수 우고 캄파냐로는 불필요하게 수비 쪽 포지션에서 자리만 잡고 있었다.
그저 아르헨은 보스니아의 자책골 덕에 운 좋게 간신히 리드를 잡아나가고 있었을 뿐이었다. 다소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었던 5-3-2 전술 실험은 실패작이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이에 사베야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원래 아르헨 선발로 월드컵 예선 내내 활약했던 곤살로 이과인과 페르난도 가고를 투입해 기존 4-3-3 포메이션으로 돌아갔다.
이는 주효했다. 이과인 투입과 동시에 메시와 이과인의 콤비 플레이가 빛을 발하면서 아르헨 공격진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아르헨 전설적인 공격수 디에고 밀리토는 골닷컴에 기고하는 칼럼을 통해 "아르헨 공격진에서는 이과인이 메시와 좋은 호흡을 선보였다. 둘은 서로의 장단점을 잘 보완하는 관계라는 걸 예선에서의 활약을 통해 입증해냈다"라며 메시의 파트너로 이과인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고 역시 미드필드 라인에서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면서 공격 삼각 편대를 지원 사격하고 나섰다. 가고는 이 경기에서 무려 97%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45분 밖에 뛰지 않았으나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102개)와 메시(70개)에 이어 팀내에서 3번째로 많은 59개의 패스를 기록했다. 왜 사베야 감독이 가고를 중용하는지를 입증해냈다고 볼 수 있겠다.
이렇듯 이과인과 가고의 투입과 함께 아르헨의 공격이 활기를 띄기 시작하자 전반 다소 부진하던 앙헬 디 마리아도 덩달아 상대 진영을 헤집고 다니며 경기의 흐름을 아르헨 쪽으로 끌고 왔다.
결국 후반 20분경 이과인과 메시의 합작 플레이에 의해 고대하던 추가골이 터져나왔다. 메시가 이과인에게 전진 패스를 찔러준 걸 이과인이 영리하게 뒤로 리턴패스를 연결해주었고, 이를 받은 메시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메시 개인에게 있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623분 만에 기록한 천금 같은 부활포였다.
비록 84분경 보스니아 공격수 베다드 이비세비치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후반 경기력은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전반과는 확연히 달라진 내용이었다. 급작스런 전술 변화는 안 하니만 못하다는 걸 재차 입증했다고 볼 수 있겠다.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아르헨 정도의 팀이라면 자신들이 잘 하는 걸 고수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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