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가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를 살리지 못한 채 무너졌다. 아시아의 라이벌 일본의 탈락, 일본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한국 축구로서는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일본은 25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C조 조별리그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1-4로 패해 최종 전적 1무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무1패를 기록한 일본은 콜롬비아를 이긴다는 전제 하에 그리스가 코트디부아르를 꺾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콜롬비아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경우의 수‘를 따진 의미가 무색해졌다.

이미 2승을 거둬 16강 진출이 확정된 콜롬비아는 주전을 대거 교체했다. 무려 8명을 바꿨다.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 위주로 주전 명단을 채웠다.

콜롬비아가 100% 전력을 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본의 예상은 맞았다. 그러나 콜롬비아는 약하지 않았다.

선수들 사이에서 첫 2경기만큼의 집중력이 나오지 않은 것만큼은 사실이다. 수비 사이의 공간도 이전 경기들보다 넓어보였다. 하지만 콜롬비아 특유의 빠른 역습과 날카로운 공격 전개는 변함없었다. 23명 모두 같은 DNA를 공유하고 있었다.

홍명보호를 향해 시선을 돌려보자. 일본과 비슷한 처지다. 1무1패를 기록 중인 한국은 2연승으로 16강 진출이 결정된 벨기에와 최종전을 남기고 있다. 러시아가 알제리를 꺾는다는 전제 하에 콜롬비아를 상대로 대승을 거둬야만 16강 진출의 희망이 생긴다.

벨기에의 마르크 빌모츠 감독은 24일 팀 훈련을 마치고 "주전 가운데 2명 이상을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고를 받은 악셀 위첼과 얀 페르통언, 토비 알데르바이럴트는 결장이 유력하다. 콤파니와 에당 아자르도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벨기에는 선수층이 두텁다. 또한 한국전은 그동안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수들이 빌모츠 감독의 눈에 띌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콜롬비아가 그랬듯이 집중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열정과 에너지는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또한 콜롬비아가 그랬듯이 주전을 뺀다는 것이 지겠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만약 벨기에가 한국에 패하고 알제리가 러시아를 대파한다면 벨기에가 조 2위로 떨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벨기에 입장에서는 G조 1위가 유력한 독일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렇다면 한국전에서 최소 지지 않는 경기 운영을 펼쳐야만 한다. 상대가 100% 전력이 아니라고 해서 절대 방심해서는 안된다. 일본이 콜롬비아전을 통해 한국에 전한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