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나온 벨기에가 러시아와의 조별예선에서 1대0으로 힘들게 승리했다.

벨기에는 23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예선에서 1대0으로 신승했다.

이날 벨기에와 러시아의 경기는 시종일관 지루함 속에서 펼쳐졌다. 중계 카메라에 꾸벅꾸벅 조는 벨기에 팬들의 모습이 포착되는가 하면, 관중들은 선수들의 패스 실수가 이어질 때마다 가차 없이 야유를 퍼부었다. 월드컵 수준과는 다소 동떨어진 경기라고 본 것이다.

그래도 ‘영웅은 난세에 난다‘는 말이 있다. 전날 펼쳐진 아르헨티나와 이란의 조별예선에서 리오넬 메시가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터뜨려 극장의 주인공이 됐다면, 이날의 주인공은 벨기에의 떠오르는 신성 오리지였다.

후반 11분 루카쿠를 대신해 투입된 오리지는 41분 역습상황에서 왼쪽 터치라인을 파고든 아자르의 패스를 이어받았다. 오리지에게 다시 공을 받은 아자르는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컷백을 구사한 뒤, 오리지에게 공을 내줬다. 이를 놓치지 않은 오리지는 오른발로 정확히 골문에 공을 꽂아넣으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전 무승부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러시아는 오리지의 골에 결국 무너졌다. 알제리전에 이어 또다시 교체투입된 선수가 골을 터뜨린 ‘매직’을 발휘한 벨기에는 H조에서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나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