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배.즐기기] 독일vs브라질: 미리보는 월드컵 결승전?
2018-03-27 출처: 포포투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나라이기에 관심이 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 경기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따로 있다. 본 무대 전에 열리는 최고의 빅매치이기 때문이다. 미리 보는 월드컵 결승전이라 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주인공은 독일과 브라질이다.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현재 FIFA랭킹 가장 높은 곳에 위치했다. 2위 브라질은 호시탐탐 역전을 노리고 있다. 만나기만 하면 이야깃거리를 쏟아낸 두 나라의 23번째 맞대결은 어떤 모습일까.
# 언제 어디서
- 3월 28일(수) 03:45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 (한국 시각 기준)
- 독일 최근 5경기(<--최근) : 무무무승승
- 브라질 최근 5경기(<--최근) : 승승무무승
# 독일: 진 기억이 나지 않아…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개리 리네커가 말했다. "축구는 간단하다. 22명이 공을 쫓아 90분 내내 뛰어다니다가 결국엔 독일이 이기는 스포츠다". 축구계에서 독일의 위상을 단번에 알 수 있는 구절이다. 최근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로2016 준결승 프랑스전 패배 이후 한 차례도 지지 않았다(16승 6무).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에선 10경기 전승은 물론 43골 4실점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본선 티켓을 쟁취했다.
신구조화가 단연 돋보인다. 독일 대표팀엔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주축을 이룬 어린 선수들과 수많은 국제대회를 경험한 베테랑들이 전 포지션에 걸쳐 분포해 있다. 지난 스페인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경험 많은 보아텡과 훔멜스, 크로스가 중심을 잡았고 베르너와 키미히, 사네, 고레츠카가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럼에도 불안 요소는 있다. 공격에서 핵심적인 뮐러와 외질이 소속팀 조기 복귀로 브라질전에 결장한다. 4년 전, 미네이랑의 희극에 일조한 주축 선수들이기에 출혈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당시 선수단과 지금의 선수단엔 많은 차이가 있다. 람과 슈바인슈타이거, 클로제는 선수 생활을 접었고, 노이어는 부상으로 독일 대표팀에 차출되지 못했다. 뢰브 감독은 "2014년 멤버 중 3~4명의 선수만 브라질전에 선발 출전할 예정"이라면서 "브라질이 복수를 꿈꾸고 있는 걸 알고 있다. 7-1 승리는 과거일 뿐"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 티모 베르너: 클로제의 뒤를 이을 남자
클로제는 독일을 넘어 세계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월드컵 최다골(16골), 독일 대표팀 최다 출전 2위(137경기) 등 기록을 남기며 수년간 전차 군단의 공격을 이끌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그가 떠나자 대체할 공격수를 찾지 못해 몇 년간 골머리를 앓았다.
혜성처럼 등장한 이가 베르너다. 2013-14시즌 슈투트가르트에서 프로 데뷔한 베르너는 라이프치히에서 기량을 만개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21골을 넣어 라이프치히 돌풍의 일등공신이 됐다. 컨페더레이션스컵을 통해 대표팀 경쟁력도 이미 증명했다. 3골 2도움으로 맹활약해 독일에 트로피를 선물하면서 본인은 골든 부츠를 수상했다.
공중볼에 능했던 클로제와 달리 베르너는 빠른 발과 드리블 돌파가 출중하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전방 공격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측면 윙어로 뛰어도 손색이 없다. 원톱으로 출전하거나 신체 조건이 좋은 고메즈와 투톱을 이룰 수도 있다. 독일 공영방송 는 "뢰브 감독이 원하던 스트라이커를 드디어 찾았다"며 베르너를 지목했다. 뢰브 감독의 의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뢰브 감독은 베르너에 대해 "이처럼 골에 굶주린 공격수는 처음 본다. 모든 팀에 위협적인 선수가 될 것이다. 게다가 아직 어리기에 앞날이 창창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브라질: 이번엔 베를린의 비극 차례
2014년 브라질은 꿈에 부풀어 있었다. 모처럼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 때문이었다. 대회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조별예선에서 멕시코와 크로아티아, 카메룬을 꺾었고 16강과 8강에선 각각 칠레, 콜롬비아를 이겼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독일을 만나 1-7 대패하며 월드컵은 순식간에 악몽이 됐다. 1920년 우루과이에 0-6으로 진 이후 94년 만에 당한 6점 차 패배였다. 당시 미네이랑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브라질 관중들은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충격에서 쉬이 벗어나지 못한 브라질은 부진을 거듭했다. 2015 코파 아메리카 8강에서 파라과이에 승부차기 혈투 끝에 무릎을 꿇었다. 2016 코파 아메리카에선 페루와 에콰도르에 밀려 조별리그를 통과하지도 못했다.
티테 감독이 지휘봉을 잡자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으로 새로운 삼바 군단을 탄생시켰다. 부임 직후 9경기 연승 행진을 내달린 브라질은 공수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선보였다. 9경기 동안 25골을 넣었으나 실점은 단 2번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기세를 이어간 브라질은 12승 5무 1패로 러시아 월드컵 남미예선을 순조롭게 통과했다.
지난 러시아전도 마찬가지였다. 브라질은 미란다, 파울리뉴, 쿠티뉴의 골에 힘입어 3-0 승리를 거뒀다. 수비에 치중한 러시아 전술로 인해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금새 브라질의 원래 모습을 찾았다. 전방에서 삼각편대를 이룬 윌리안과 제주스, 코스타와 2선에 위치한 큐티뉴, 파울리뉴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주효했다. 측면 사이드백 마르셀루와 알베스도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독일과 맞대결은 분명 쉽지 않을 전망이다. 티테 감독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미네이랑의 비극을 지켜보며 내 아내도 눈물을 흘렸다"면서도 "독일은 강팀이다. 투철한 정신력으로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 카세미루: 수비는 나한테 맡겨!
브라질 대표팀에 없어선 안될 선수다. 이전까지 카세미루는 삼바 군단에서 중용되지 않는 선수였다. 2015년 코파 아메리카에선 잔디를 한 번도 못 밟았다. 그러나 티테 감독 부임 이후 핵심 멤버가 됐다. 4-1-4-1 전형에서 홀딩 미드필더를 맡아 팀에 안정감을 부여하고 있다. 수비력은 두말할 필요 없다. 탁월한 위치 선정과 발군의 태클 실력으로 중원을 장악한다. 덕분에 동 포지션인 페르난지뉴와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한 모양새다.
카세미루는 러시아전에 이어 독일전도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독일 대표팀 선수들을 수차례 만나 성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테 감독의 의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티테 감독은 "카세미루에게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에서처럼 뛰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이 베를린의 비극을 작성하기 위해선 카세미루의 활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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