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발표된 2015년도 4월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은 중요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 추첨의 포트 배정 기준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오는 14일 말레이사 쿠알라룸푸르에서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 추첨을 실시한다. 40개국이 참가하는 가운데 8개국씩 5개 포트로 나뉜다.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풀리그(총 8경기)를 치러 각 조 1위 8개국 및 각 조 2위 상위 4개국 등 총 12개국이 최종예선에 오른다.

최종예선 진출 티켓은 4년 전 대회에 비해 10장에서 12장으로 2장이 늘었지만 그 과정이 더 험난해졌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은 2번을 거른 뒤 3차예선부터 한국, 일본, 호주 등이 참가해 본격적인 경쟁을 벌였는데, 5개 조의 1,2위가 자동 진출했다. 다른 조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됐지만, 러시아 월드컵은 다르다. 조 2위가 될 경우 다른 7개 조 2위와 비교 우위를 점해야 한다. 몇 차례 발을 잘못 디디면 꽤 힘들어질 수 있다.

때문에 신경이 더욱 쓰인 2015년도 4월 FIFA 세계랭킹이다. 한국의 톱시드(포트1) 배정은 기정사실이었다. 그보다 포트1~5까지 어느 나라가 속했는지가 관심사였다. 특히, 몰디브 참사가 아직도 잊어지지 않기에 괜한 고춧가루를 뿌릴지 모르는 포트2~4에 눈길이 갔다. 괜히 까다로운 팀이 걸리면 곤란하다.

일단 포트1 8개국은 나쁘지 않다. 63위의 한국은 이란(40위), 일본(50위), 호주(63위), UAE(69위), 우즈베키스탄(73위), 중국(82위), 이라크(86위)와 함께 포트1에 속했다. 일본은 언제나 부담스런 상대이며 이란, 호주, 우즈베키스탄, 이라크는 한국이 최근 상당히 힘겹게 겨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으로선 한시름을 놓은 셈이다.

그런데 포트2~5까지 상당히 뒤죽박죽이다. 각 포트별로 쉽고 어려운 상대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즉, 최상의 조 혹은 최악의 조가 될 가능성이 모두 있다는 것이다. ‘복불복’이긴 해도 한국을 비롯한 포트1의 8개국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포트2는 중동이 대다수다. 사우디아라비아(95위), 오만(97위), 카타르(99위), 요르단(103위), 바레인(108위), 시리아(126위), 쿠웨이트(127위)는 한국보다 한 수 아래다. 최근 A매치 전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렇지만 완승까지 자신할 상대는 아니다. 또한, 중동 원정은 언제나 그렇듯 부담스럽다.

포트2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상대는 비중동인 베트남(125위)일 터. 장거리 이동을 한 번이라도 줄일 수 있다. 역대 전적에서도 16승 6무 2패로 크게 앞서있다.

포트3에서는 2014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우승국인 태국(142위)과 레바논(144위)이 가장 까다롭다. 특히, 2006년과 2014년 대회 예선에서 맞붙었던 레바논은 기피대상 1순위다. 한국은 최근 레바논 원정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필리핀(139위), 인도(147위)가 비교적 상대하기 수월한 상대. 0-0 무승부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몰디브(141위)와 다시 맞붙을 지도 흥밋거리다.

포트4와 포트5는 부담이 덜한 상대가 많다. 그러나 ‘재수’가 없을 수도 있다. 낮은 확률로 만남을 피하고 싶은 상대가 있다. 강하다는 게 아니다. 쉽게 말해 더 마음 편한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는 불운인 셈이다. 포트4에는 북한(157위)과 미얀마(158위), 인도네시아(159위)가 있으며, 포트5에는 2014 AFF 챔피언십 준우승국 말레이시아(164위)와 예멘(170위)이 있다 예멘은 객관적인 전력이 뒤지나, 치안이 불안정한 곳이며 괜히 중동 원정길이 늘어나는 게 좋을 리 없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포트 배정

포트1 : 이란(40위) 일본(50위) 대한민국(57위) 호주(63위) UAE(69위) 우즈베키스탄(73위) 중국(82위) 이라크(86위)

포트2 : 사우디아라비아(95위) 오만(97위) 카타르(99위) 요르단(103위) 바레인(108위) 베트남(125위) 시리아(126위) 쿠웨이트(127위)

포트3 : 아프가니스탄(135위) 필리핀(139위) 팔레스타인(140위) 몰디브(141위) 태국(142위) 타지키스탄(143위) 레바논(144위) 인도(1447위)

포트4 : 동티모르(152위) 키르기즈스탄(153위) 북한(157위) 미얀마(158위) 투르크메니스탄(159위) 인도네시아(159위) 싱가포르(162위) 부탄(163위)

포트5 : 말레이시아(164위) 홍콩(167위) 방글라데시(167위) 예멘(170위) 파키스탄(172위) 라오스(178위) 캄보디아(179위) 대만(179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