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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스네이더, 한 방으로 설움 날렸다

2014-06-30 출처: 코리아골닷컴

 

계륵에서 영웅이 됐다. 베슬리 스네이더가 통쾌한 한 방으로 네덜란드를 위기에서 구해내며 조국을 8강으로 이끌었다.

네덜란드가 30일(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탈레자 에스타디오 카스텔랑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전에서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스네이더와 클라스 얀 훈텔라르의 연속골에 힘입어 멕시코를 2-1로 제압했다. 8강 진출에 성공한 네덜란드는 대회 2연속 결승 진출에 한 걸음 다가갔다. 

네덜란드는 시종일관 멕시코의 압박에 고전했지만 난세에 나타난 영웅 스네이더가 네덜란드의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스네이더는 0-1로 뒤지던 후반 42분경 강력한 슈팅으로 굳게 닫힌 멕시코의 골문을 열었다. ‘神‘들린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도 막지 못한 엄청난 슈팅이었다. 기세를 탄 네덜란드는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훈텔라르의 페널티킥골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2010 남아공월드컵의 영웅이었던 스네이더는 이번 대회에서 계륵에 가까웠다. 케빈 스트루트만의 부상으로 5-3-2 전술을 구사하는 네덜란드에서 로빈 판 페르시와 아르연 로벤을 지원할 중요한 역할을 스네이더에게 부여했지만 스네이더는 철저히 겉돌며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부상으로 빠진 라파엘 판 더 바르트의 공백이 그리웠다. 조별리그 3연승을 달리며 빛을 봤지만 이는 판 페르시와 로벤의 개인 능력과 멤피스 데파이의 지원사격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스네이더는 변함없이 부진했다. 로벤과 함께 킥을 도맡았지만 정확도가 떨어졌고 공격의 물꼬를 터주는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만약 네덜란드가 그대로 탈락했다면 스네이더는 이번 대회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단 한 방으로 모든 설움을 날렸다.

덜 익은 오렌지의 당도가 드디어 최고조에 오른 것이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스네이더가 골을 기록한 건 고무적이다. 네덜란드가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로벤과 판 페르시만으로 역부족이다. 지원사격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잘 해주고 있지만 20세의 데파이에게 이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무리다. 결국 스네이더가 해야 하는 일이고 멕시코전에서 해냈다.

물론 아직 기뻐하기에는 이르다. 경기력 자체는 아직 최전성기에 미치지 못하는 게 엄연한 사실이고 골을 기록했다고 당장 최상의 몸 상태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스네이더가 자신감을 얻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수확이고 이는 곧 네덜란드가 조금 더 우승에 근접할 수 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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