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축구가 부진에 빠졌다. 물론 세계 축구와의 실력 차이는 항상 존재했지만, 그 동안 나름대로의 선전을 펼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던 아시아 축구는 이번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무대서 다시 후퇴 중이다.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의 월드컵 출전국들은 모두 조별예선 경기를 마쳤다. B조의 호주, C조의 일본, F조의 이란 모두 단 한번의 승리가 없다. 호주는 3패 3득점 9실점, 일본은 1무 2패 2득점 6실점, 이란 역시 1무 2패 1득점 4실점을 기록했다. 세 팀의 승점의 합은 단 2점이다.

경기력 역시 호평보단 악평이 많다. 3패로 기록 상에선 가장 최악인 호주가 그나마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란은 수비적이고 지루한 축구를 펼치며 비판을 받았고, 일본 역시 무딘 공격력으로 티키타카의 아류라는 평가를 들어야만 했다.

한국 역시 별다르지 않다. 한국은 2경기를 치러 1무 1패 3득점 5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이 기록한 승점 역시 1점에 불과하다. 한국은 러시아전서 나름 선전했지만, 알제리에 2-4 참패를 당하며 ‘한국 축구는 본선 진출국의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는 충격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아시아 4팀이 브라질 월드컵서 총 11경기를 펼쳐 얻은 승점은 단 3점. 1990 이탈리아 월드컵서 한국과 아랍에미리트가 출전해 모두 3전 전패를 당한 이후, 아시아 팀들은 각 대회마다 적어도 1승씩은 거뒀다.

그러나 이번 브라질 월드컵서 24년만에 ‘월드컵 아시아 팀 무승 기록‘이 다시 나타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의 남은 한 경기가 조 최강 벨기에와의 경기기 때문이다. 1994 미국 월드컵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2승을 거뒀고,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이란이 1승을, 2002 한일 월드컵에선 한국과 일본이 2승 1무씩을 기록하며 최고의 성적을 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선 한국이 1승,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는 한국과 일본, 호주가 4승을 만들어냈다.

한국이 아시아 축구의 몰락을 막아낼 마지노선을 구축할 수 있을까. ‘아시아의 맹주‘라 자처하는 한국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