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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조가 최약체 조? 혼돈의 조다

2013-12-22 출처: MK스포츠

며칠 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흥미로운 기사를 내놓았다.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조 편성에 대한 전력 분석인데,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을 바탕으로 했다. 8개 조의 4개 팀의 랭킹 포인트를 모아 평균치로 나눴는데, 그 합이 높을수록 강팀이 몰렸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한국이 속한 H조는 836점으로 가장 낮았다. 가장 약한 팀끼리기 모인, 상대적으로 수월한 조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긴 무리다. FIFA 세계랭킹이 객관적인 전력의 절대적인 지표가 될 수 없기도 하거니와, 어느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한국은 가장 해볼 만한 조인 동시에 가장 힘겨운 조다.

각 조의 치열한 경쟁 구조는 평균치 총합이 높은 게 아니라 4개 팀의 그 랭킹 포인트 차이가 크지 않느냐가 잣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진짜’ 죽음의 조를 파악할 수 있다.



‘가디언’의 분석대로라면 B조는 두 번째로 가장 높았으나, 호주라는 절대적인 약체가 존재한다. 가장 센 스페인과 가장 약한 호주의 랭킹 포인트 차이는 564점에 이르렀다. 호주 입장에선 절대적으로 넘을 수 없는 벽이다. 이 기준에선 거꾸로 2위였다(1위는 F조로 아르헨티나와 이란의 포인트 차이가 601점이다).

H조는 톱시드 벨기에와 한국의 랭킹 포인트 차이가 521점이다. D조(394점), E조(425점), G조(489점), A조(480점)에 이어 5번째다. 이 간극이 좁을수록, 전력 차이가 크지 않아 더욱 팽팽하고 치열하다는 걸 예상할 수 있다. 조 추첨을 마친 후, 죽음의 조로 평가됐던 D조, E조, G조가 모두 상위권에 속한 게 눈에 띈다.

더욱이 H조는 톱시드의 랭킹 포인트가 가장 낮은 편이다. 벨기에는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보다 낮고 그리스, 잉글랜드, 미국보다 근소하게 앞서있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어느 조의 톱시드보다 가장 해볼 만한 상대라는 것이다.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는 각 조 2위까지 통과할 수 있다. 적어도 2승만 해도 16강 진출 확률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다. 한국으로선 러시아, 알제리만 잡아도 승산이 있다. 톱시드를 절대 강자라고 가정했을 경우, 다른 3개국끼리 다툼을 랭킹 포인트 차이로 둬도 한국은 꽤나 해볼 만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H조에서 랭킹 포인트가 2번째로 높은 러시아와 한국의 간극은 293점이다. E조(205점), F조(236점)에 이어 3번째로 그 차이가 크지 않다. 호주가 속한 B조가 542점으로 가장 크고, 그 다음이 일본의 C조(417점)다. 이 랭킹 포인트 차이가 작을수록 그만큼 백중세라는 것이다.

H조는 ‘가디언’의 평대로 강호들이 이리저리 빠졌다. 그러나 랭킹 포인트로 단순화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절대 강자나 강호가 빠졌다고 맥빠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의 조가 더 흥미롭다. H조는 4개 팀이 모두 16강을 긍정적으로 여길 정도로 전력 차이가 크지 않다. 그만큼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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