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이빨' 수아레스의 너무나 큰 존재감
2014-06-29 출처: 조이뉴스24우루과이 대표팀에게 루이스 수아레스(27, 리버풀)의 존재감은 너무나 컸다. 수아레스가 ‘핵이빨‘ 사건으로 징계를 받아 조기귀국한 가운데 우루과이는 콜롬비아에 완패하며 16강에서 탈락했다.
우루과이는 29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0-2로 패했다. 콜롬비아의 ‘신성‘ 제임스 로드리게스(23, AS 모나코)에게 두 골을 허용한 채 무득점에 그치며 맥없이 졌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루과이는 수아레스가 뛰고 안 뛰고의 차이를 확연히 드러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아레스가 뛴 2경기에서는 모두 승리했고, 수아레스가 결장한 2경기에서는 모두 패했다. 다른 요인도 고려해야겠지만, 수아레스의 출전 여부가 우루과이의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D조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우루과이는 코스타리카에 1-3 완패를 당했다. 대회 직전 무릎 수술을 받은 수아레스가 부상 회복을 이유로 출전하지 않은 경기였다. 이탈리아, 잉글랜드가 포함된 D조에서 코스타리카는 최약체로 지목된 팀이었다. 그런 팀에 일격을 당한 우루과이의 앞날은 밝지 못했다.
그러나 우루과이에는 특급 스트라이커 수아레스가 있었다. 첫 경기를 패하며 조국이 위기에 몰리자 수아레스는 2차전 잉글랜드전부터 그라운드에 나섰다. 혼자 2골을 몰아친 수아레스는 우루과이에 2-1 승리를 안겼다. 잉글랜드는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는 수아레스에게 일격을 당한 꼴이었다.
수아레스는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인 이탈리아전에도 출전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1승1패를 기록하고 있던 우루과이로서는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다. 결과적으로 우루과이는 1-0으로 승리하며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지만, 이 경기에서 수아레스는 월드컵 역사에 남을 기행을 저지르며 전세계 축구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0-0으로 맞서던 후반 33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자리 차지를 위한 경합을 벌이던 중 수아레스가 상대 수비수 조르지오 키엘리니(유벤투수)의 왼쪽 어깨를 무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경기 중 심판의 눈에 띄지 않아 경고, 퇴장 등의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지만 후폭풍은 거셌다.
세계 각국의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에 FIFA는 수아레스에게 ‘A매치 9경기 출장정지, 4개월 간 축구 관련 활동 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수아레스가 경기 중 상대 선수를 문 것이 벌써 세 번째라는 점도 가중 처벌의 사유가 됐다. 결국 수아레스는 콜롬비아와의 16강전을 앞두고 혼자 쓸쓸히 브라질을 빠져나가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우루과이에게 수아레스 없이 치른 콜롬비아전은 답답하기만 했다. 슈팅 숫자는 16-9로 앞섰지만 실속이 없었다. 16개의 슈팅 중 유효슈팅은 4개뿐이었다. 디에고 포를란(세레소 오사카)과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가 투톱으로 나섰지만 상대에게 위협적인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수아레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골 결정력을 지닌 세계적인 공격수다. 월드컵이 열리기 전 막을 내린 2013-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33경기에서 무려 31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소속팀 리버풀도 수아레스의 막강 공격력에 힘입어 시즌 막판까지 우승 다툼을 벌이다 리그 2위를 차지, 명가 재건에 성공했다. 이날 콜롬비아와 16강전도 수아레스가 뛰었다면 경기 결과는 어떻게 달라졌을 지 모를 일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수아레스는 우루과이를 조별예선 탈락 위기에서 구해내며 진가를 드러냈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는 기행을 저지르며 허무하게 대회를 마감했다. 그 결과 수아레스는 자신의 존재감만 확인시킨 채 우루과이의 허무한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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