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심(洪心), 말하지 않아도 보인다
2014-02-06 출처: 풋볼리스트
말을 하지 않아도 보인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부임 기자회견에서 “내 입에서 개별 선수에 대한 평가는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래도 선수 선발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할 일은 없어 보인다. 홍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을 보면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진다. 특히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일까지 3주간 이어진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서 치른 세 차례의 친선경기를 보면 홍심(洪心)을 상당부분 들여다 볼 수 있다. ‘풋볼리스트’는 이번 전지훈련까지의 성적표와 월드컵 최종엔트리 경쟁구도를 점검해봤다.
전지훈련은 전쟁터였다.
23명의 선수들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으로 가는 티켓을 얻기 위해서 친구 그리고 동료와 보이지 않는 대결을 펼쳤다. 대표팀에 들락거리는 한 선수는 “대표팀에 소집되면 소속팀에서보다 훨씬 더 어렵다. 대표팀에서는 훈련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도 어려웠다. 홍 감독은 전지훈련을 “과정”이라고 했다. 브라질과 미국을 오고 가는 장거리 이동을 이겨내고, 시차 그리고 각기 다른 기후와 그라운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옆에서 지켜봤다. 홍 감독이 일부러 경기 사이의 간격을 월드컵 본선보다 하루 더 줄이면서 선수들을 고통 속으로 밀어 넣었다.
결과는 어느 정도 나왔다. 홍 감독은 지난 ‘2013 EAFF 동아시안컵’과 비슷하면서도 더 변화의 폭을 좁혀서 선수를 기용했다. 첫 경기에 가장 뛰어난 선수들을 투입하고, 마지막 경기에 다시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를 종합한 결과를 토대로 최고의 선수들을 기용하는 방법이었다. 세 경기에는 홍 감독의 마음이 녹아있다.
가장 신뢰를 받은 선수는 중앙수비수 김기희다. 김기희는 유일하게 3경기 모두 선발출전해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진수와 박종우, 김신욱 그리고 이근호도 3경기 모두 선발출전했다.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수비는 특성상 큰 일이 없는 한 경기를 모두 소화하는 게 일반적이다. 공격수들은 대개 변화를 줄 시점에 교체되기 마련이다.
이근호는 최근 홍 감독의 마음에 가장 합한 선수가 됐다. 홍 감독은 이근호를 섀도우 스트라이커 자리에 투입한 뒤, 이승기와 송진형을 번갈아 투입했다. 지난 1일 벌어진 미국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김신욱을 불러들인 뒤 이근호를 최전방으로 올리는 전술도 실험했었다. 이근호는 유럽에서 활약 중인 구자철, 김보경, 지동원, 박주영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측면에서는 김민우와 고요한이 웃었다. 두 선수는 김태환과 염기훈보다 비교 우위를 보였다. 선발로 2번을 나섰고, 나머지 1경기에서는 교체로 들어갔다. 홍 감독은 2경기에서 김태환을 ‘조커’로 실험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빠른 발을 통한 의욕적인 돌파를 몇 차례 시도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염기훈은 2차전에서 45분만을 소화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중앙에서는 희비가 갈렸다. 박종우는 계속해서 자리를 지켰지만, 이명주는 이호에게 뒤로 갈수록 자리를 내주는 모양새였다. 이호는 2차전인 멕시코전 후반에 들어가서 나름의 역할을 한 뒤, 미국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선발로 출전했다. 이호는 자신의 강점인 경험을 십분 살리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측면 수비수 구도도 크게 변함이 없었다. 홍 감독이 부임 후 계속해서 중용 받았던 이용과 김진수가 가장 앞서갔다. 하지만 미세한 균열이 보이기도 했다. 왼쪽 측면수비인 김진수는 미국과의 마지막 친선전에서 후반 15분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면서 흔들렸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골키퍼 경쟁에서는 김승규가 2경기에 나서며 정성룡에 살짝 앞섰다. 김승규는 코스타리키와 멕시코전을 책임졌다. 멕시코전에 4골을 허용하면서 약간 주춤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성룡은 미국과의 경기에서 2골을 허용했다. 정성룡의 실수보다는 수비진의 실책이 두드러졌었다. 두 선수의 주전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전지훈련에 대한 성적표는 나왔지만, 누구도 브라질로 가는 비행기를 확신할 수는 없다. 유럽 등에서 뛰는 선수들과의 경쟁이 남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 본선으로 향한 선수는 56%였다. 전문가들은 유럽파들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보다 더 생존확률이 낮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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